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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맥류, 방심할 수 없는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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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이맘때 이던가, 토요일이었다.



토요일에는 정규 수술 스케줄이 없는 날이라 주중에 밀린 강의 준비며 논문 등을 쓰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일주일을 정리하는 날이다.



점심도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1시가 다 돼서 막 방을 나서는데 전화가 왔다. 토요일에 오는 전화는 어김없이 응급 환자가 있다는 걸 알리는 전화다.



부랴부랴 가운으로 갈아 입고 응급실로 향했다. 50대 초반의 남자환자, 중뇌동맥 분지부의 동맥류가 파열되어 환자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의식이 없고 통증자극에도 반응이 미미해서 사망률이 80-90%를 육박하는 상태다. 동맥을 타고 들어가서 동맥류를 백금코일로 막는 수술로 더 이상의 출혈을 방지하고 뇌압을 낮추는 치료를 병행해서 하였지만 환자의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4일 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뇌압을 조절하지 못해 환자는 결국 사망하였다.



환자는 일년 전에 다른 증상으로 뇌혈관 MR (MRA)을 촬영해서 동맥류를 발견하였고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권유하였으나 환자의 다른 사정으로 미루다가 일년 만에 동맥류가 파열된 것이었다. 뻔히 동맥류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환자를 놓친 케이스였다. 좀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라고 할 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환자를 건질 기회는 지나가고 없었다.



요새는 대학을 나와 진료를 하면서 뇌혈관 MR을 판독을 하고 있다. 종종 동맥류를 발견하면 판독문의 권고사항에 강한 어조의 권고문을 넣고 있다. 같이 일하는 선배는 “그건 너무 쎈거 아냐”라고 힐난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뇌동맥류는 한 순간에 인생전체를 앗아 갈수 있는 방심할 수 없는 질병이라는 걸 몸으로 느껴서 알기 때문이다.



요새는 영상의학기술이 좋아서 MRI로도 뇌혈관에 동맥류가 있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MR 혈관조영술이라는 기술로 뇌혈관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동맥류는 미리 발견하면 불행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병이다. 위의 케이스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리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도 예전처럼 머리를 열고 하는 수술이 아닌 사타구니에 5mm 절개를 통해 뇌동맥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어들어 있다. 건강검진을 생각한다면 한번쯤은 뇌혈관 MR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휴먼영상의학센터 김성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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